겨울이 되면 건조한 날씨와 낮은 기온으로 인해 감기나 기관지염에 걸리는 사람들이 많아져 주변에서 기침소리를 자주 들을 수 있다. 기침은 체내에 들어온 바이러스나 이물질을 밖으로 배출하려는 자연스러운 면역반응이다. 하지만, 기침이 너무 심하거나 오랫동안 호전되지 않으면 기관지가 더 자극되어 기관지의 급성 염증이나 호흡기 질환, 가래를 유발할 수 있다.
특히 가래의 양이 크게 늘어나는데 평균적으로 건강한 사람은 하루에 약 10~20cc 정도의 가래를 분비하지만, 대부분 무의식적으로 삼키거나 호흡할 때 증발한다. 그러나 심한 기침이나 호흡기 질환에 걸리게 되면 가래의 분비량이 50cc 이상으로 늘어난다. 겨울철이면 찾아오는 불청객 가래와 기침 완화에 도움이 되는 음식을 알아본다.
기침 가래 예방에 꿀 조합, 무·꿀기온이 내려갈수록 맛과 영양소가 풍부해져, 예부터 겨울의 산삼 즉 동삼(冬參)이라고 무에는 기관지에 좋은 시니그린(sinigrin)이라는 성분이 포함되어 있다. 유황성분을 포함한 배당체(glucoside)의 하나로 무가 매운맛을 내는 원인이기도 하다. 시니그린은 기관지 점막 기능을 강화하는 효과가 있는데, 이로 통해 기침 증상을 완화하고 타액 분비를 촉진시켜 가래를 묽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한다. 비타민과 미네랄 등 영양소가 풍부해 겨울철 면역력 증진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진 꿀도 기침감기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 꿀은 예전부터 감기나 기침 완화에 민간요법으로 사용되어 왔는데, 과학적으로 증명된 사실에 따르면 꿀에 들어있는 덱스트로메토르판(dextromethorphan) 성분이 기침을 억제하고 기관지 염증을 완화하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또한, 2020년 발표된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university of oxford) 의과 대학교 연구진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꿀은 일반 약물보다 감기나 독감 증상 완화에 효과적이며, 항생제 내성 문제에서도 더 안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실험 참가자 1,761명을 대상으로 꿀 섭취가 감기 환자의 기침 증상 완화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를 했다. 그 결과 꿀을 먹은 환자가 감기 치료제로 주로 사용되는 항히스타민제인 디펜히드라민(diphenhydramine)를 복용한 환자보다 증상 완화가 빠르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꿀의 항균 성분이 감기와 기침 증상 완화에 도움을 준다"라고 분석했다. 따라서 무와 꿀 조합은 기침과 가래 완화에 특효약이라고 할 수 있다. 예전 어른들은 겨울철이 되면 무꿀청을 만들어 먹어 기침감기를 예방했는데, 무꿀청은 강력한 해독작용과 소화불량, 숙취 해소에도 매우 효과적이다. 임산부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으며, 1회 1티스푼 씩 1일 3회 정도 섭취하는 것이 적당하다. 하이닥 영양상담 길주연 영양사도 기침 완화에 좋은 음식으로 무꿀청을 추천했다. 단 꿀에는 보툴리누스균이 들어 있으므로 영유아에게는 권장하지 않는다.
무꿀청 만드는 법 1. 무를 깨끗하게 씻어서 껍질째 채를 썰어둔다.2. 채를 선 무를 열탕 소독한 용기에 담고 꿀을 무가 잠길 정도로 자작하게 부어준다.3. 뚜껑을 덮어준 후 일주일 정도 냉장고에 숙성한 후 즙을 마시면 된다.
동의보감이 인증한 도라지길경(桔梗)이라고도 불리는 도라지는 기관지 호르몬 분비를 촉진해 기침과 가래를 삭이는 역할을 해 역사적으로도 진해거담제로 사용되어 왔다. 그뿐만 아니라 감기, 급성 기관지염, 폐렴, 천식 등 다양한 호흡기 질환에도 효과가 있다. 동의보감에도 도라지의 뛰어난 거담배농(祛痰排膿, 가래를 없애고 고름을 뽑아내는 작용) 효과에 대해서 명기했다.
도라지의 사포닌(saponin)성분은 기관지를 촉촉하게 유지하는 점막을 만드는 역할을 한다. 이 점막은 외부로부터 유입되는 각종 병원균으로부터 기관지를 보호한다. 또한 호흡기 내 점액 분비를 촉진해 가래를 삭여주고, 염증 증상을 완화해 목구멍이 붓는 상황을 예방해 준다. 농촌진흥청의 자체 연구에 따르면 도라지를 잘 씻어 섭씨 60도에서 2시간가량 가열하면 사포님 성분이 8배나 많아진다. 도라지의 안토잔틴(anthoxanthin) 성분도 기침을 예방하고 폐와 기관지를 건강하게 유지하도록 도와준다. 안토잔틴은 화이트 식품(white food)라고 불리는 흰색 과일과 채소에 풍부하게 들어있는 성분이다. 체내 산화작용을 억제하고 체내에 쌓인 유해 물질을 외부로 배출하는 효능을 가지고 있어, 외부 세균과 바이러스 저항력 키워주고 면역력을 높여주는 효과가 있다. 그뿐만 아니라 혈액 속에 존재하는 나쁜 콜레스테롤을 감소시켜주고 혈압을 안전하게 유지시키는 효능이 있어 동맥경화와 심장질환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도라지의 경우 껍질에 사포닌 등 영양소의 대부분이 함유되어 있기 때문에, 껍질을 벗기지 말고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어 조리해 먹는 것이 좋다. 도라지를 고를 때는 잔뿌리가 많으면서 표면에 흠이 없고 단단한 것을 골라야 한다. 손질된 도라지라면 부드럽고 향이 강한 하얀색을 띠는 도라지가 좋다. 국산 도라지의 경우 수입품에 비해 길이 짧고 둥글게 말리는 것이 특징이다. 폐나 기관지가 약한 사람은 도라지와 감초를 함께 달여 먹는 것이 좋다. 도라지와 감초를 4:1 비율로 넣어 센 불러 끓이다가 중불로 줄인 후 물이 반으로 줄어들 때까지 달이면 된다.
도움말= 하이닥 영양상담 길주현 (영양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