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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 속 세균이 심근경색이나 뇌경색, 암 유발할 수도" 내과 전문의 이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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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에서 소리가 나거나 가스가 자주 차는 등 민망한 상황이 반복되면 일상생활에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 해결을 위해 과민성 대장 증후군 치료를 받아도 차도가 없는 소화기 문제가 지속된다면, 소장 내 세균이 과도하게 증식하는 또 다른 질환일 수 있어 검사가 필요하다.

심지어 이러한 증상을 가볍게 여기고 방치할 경우, 심혈관 질환이나 암과 같은 심각한 질환으로 이어질 위험도 있다. 이에 내과 이규진 원장(민트병원)으로부터 소장 내 세균 과증식의 원인, 증상, 진단 방법 등 기본적 정보와 함께 예방법에 대한 조언을 들어보았다.

소장 내 세균 과증식은 어떤 질환인가요?
소장 내 세균 과증식은 말 그대로 소장 내 세균이 과도하게 많아지면서 설사나 영양소 흡수 장애 등을 유발하는 질환입니다. 우리 장은 소장, 대장으로 크게 나눌 수 있는데요. 대장의 기능은 변을 만들고 수분을 흡수하는 것입니다. 대장에는 변이 많다 보니 세균도 많습니다.

그에 반해 소장은 주 역할이 영양소의 흡수입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대장에 비해서는 세균이 많지 않고, 거의 없다고 보셔도 됩니다. 그런데 여러 원인으로 소장 내 세균이 많아지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하는데요, 이것을 소장 내 세균 과증식이라고 합니다.

소장 내 세균 과증식의 증상은 어떤 것이 있나요?
복부 팽만을 제일 많이 호소하십니다. 심한 분은 배가 만삭처럼 부풀어 오른다고 표현을 하시는데요. "배에서 자꾸 시냇물이 흐르는 소리가 난다, 꾸룩꾸룩 소리가 난다, 일하기 너무 불편하다, 소화가 안 된다, 트림이나 방귀가 많이 나온다" 이렇게 호소를 하십니다.

없었던 설사나 변비가 생겼다는 분도 있고요. 특히 직업이 트레이너인 환자분은 "계속 방귀가 나오니까 회원분을 가르치다가 화장실을 자주 가야 해서 직업적으로 힘들다"고 하셨습니다. 수험생 환자분은 "계속 배에 가스가 차니까 앉아 있기가 너무 힘들다, 집중력이 떨어진다"고 이야기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정말 신기한 게, 위장 증상뿐 아니라 △만성피로 △건선 △아토피와 같은 피부 질환 △우울증 △건망증 △집중력 저하 △관절 통증 등도 소장 내 세균 과증식에 의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심한 경우에는 심근경색이나 뇌경색 같은 심뇌혈관 질환, 혹은 암처럼 위장 질환과 관련 없어 보이는 질환들도 유발할 수가 있습니다.

과민성 대장 증후군과 증상이 어떻게 다른가요?
먼저 과민성 대장 증후군의 정의부터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과민성 대장 증후군의 정의는 '대장 내시경이나 조영 검사로 확인되는 기질적 질환 없이 △6개월 이상 만성적인 복통 △복부 불쾌감 △배변 횟수의 변화 △대변 양상의 변화를 보이는 경우'를 말합니다.

복통이 있고 변도 가늘어지면 대장암이 우려되어 대장 내시경을 받기도 하시는데요. 의사 선생님께서 '결과상 아무 이상이 없다'고 말씀하시는 경우 "진단명이라도 알려주세요"라고 요청하시면 "과민성 대장 증후군입니다"라고 하시거든요.

이런 과민성 대장 증후군과 소장 내 세균 과증식은 증상 측면에서 차이는 없습니다. 따라서 증상의 차이로 두 질환을 감별할 수는 없습니다. 실제로 소장 내 세균 과증식으로 내원하시는 분들 중 다른 병원에서 과민성 대장 증후군 치료를 진행하셨는데도 호전이 없어서 내원하신 경우가 많습니다. 심지어 소장 내 세균 과증식이 과민성 대장 증후군의 원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

소장 내 세균 과증식이 발생하는 원인은 무엇인가요?
앞서 소장에는 본래 세균이 거의 없는데, 여러 원인으로 세균이 많아지면 소장 내 세균 과증식이 된다고 말씀을 드렸는데요. '흐르는 물은 썩지 않는다'는 말이 있잖아요. 소장 내 연동 운동이 저하되면 장 속 내용물이 고여서 세균이 잘 자라게 됩니다.

소장 내 연동 운동이 저하되는 원인은 다양합니다. 먼저, 태생적으로 위장이 약하게 태어나신 분들이 계십니다. 이런 분들은 어릴 때부터 변비가 심하고, 연동 운동 능력이 떨어지십니다.

뇌경색이나 파킨슨병 같은 뇌 질환이 있는 분들도 연동 운동 능력이 떨어지고, 갑상선 저하증이나 당뇨가 있는 분들, 크론병이나 궤양성 대장염 등 대장이나 소장에 문제가 있는 분들도 연동 운동 능력이 떨어지게 됩니다.

소장의 연동 운동은 정상이지만, 세균이 입을 통해 우리 몸에 많이 들어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다'는 이야기가 있잖아요. 입으로, 위에서부터 세균이 많이 내려오면 당연히 소장에도 세균이 많아지게 됩니다.

또, 우리 위에는 위산이 만들어지는데요, 이 위산은 아주 강력한 산으로서 음식과 함께 들어오는 세균들을 소독합니다. 그런데 위산이 적게 분비되면 제대로 소독이 안 되겠지요. 이로 인해 세균이 소장 내에서 많이 자랄 수 있습니다.

특히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되면 나이가 들수록 위가 파괴되어 위산이 적게 분비됩니다. 따라서 헬리코박터균이 있는지 검사하시고 미리미리 없애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요즘 역류성 식도염 환자분들이 굉장히 많으십니다. 역류성 식도염이 있는 분들은 위산 저하제 약을 드시는데요. 위산 저하제는 말 그대로 위산이 적게 나오게 하는 약이라, 소장 내 세균 과증식을 유발할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강물을 거슬러 오르는 연어처럼 대장에서 소장으로 세균이 넘어올 수도 있습니다. 대장과 소장 사이에는 문 같은 역할을 하는 '회맹판'이라는 밸브가 있습니다. 생김새는 입술 모양 같습니다. 회맹판은 보통 닫혀 있어서 소장으로 나쁜 균들이 올라오지 못합니다.

하지만 선천적으로 회맹판이 열려 있는 분들이 계십니다. 회맹판 주변에 염증이 심한 분들은 후천적으로 아예 회맹판 구조가 변형될 수도 있습니다. 화상을 심하게 입고 나면 흉터가 남는 것과 비슷하죠. 이런 경우, 집 대문이 열려 있으면 도둑이 쉽게 드나드는 것처럼 대장에 있는 균들이 마구잡이로 소장으로 건너올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환자분들께서 "원장님, 제가 원래 장이 괜찮았는데 감기약 먹고, 또는 큰 수술 받고 변했어요"라고 하시는 분도 있고요. 동남아 등 해외여행 갔다 오고 나서 물갈이, 장염을 심하게 앓았는데 그때부터 안 좋다고 하시는 분들도 계세요.

감기에 걸리거나 수술을 받고 나면 항생제를 많이 처방받는데요. 이 항생제가 나쁜 균만 죽인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우리 장의 좋은 균도 죽이게 됩니다. 좋은 균이 죽게 되면 나쁜 균들은 득세를 하면서 증식을 하죠. 이런 과정을 통해 소장 내 세균이 많아질 수도 있습니다.

또, 세균에 감염된 음식물을 먹고 식중독이 나타날 수가 있는데요. 이때 아주 독한 세균들이 들어온 다음, 변과 함께 배출되지 않고 소장에 정착해서 장을 망가뜨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식중독에 걸리고 나서부터, 아니면 여행자 설사에 걸리고 나서부터 장이 안 좋아졌다고 하시는 분들이 이런 케이스입니다. 그 외에도 잘못된 식습관, 스트레스 등도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소장 내 세균 과증식 검사는 어떻게 진행하나요?
소장 내 세균 과증식 진단법으로는 '소장액 미생물 분석 검사'와 '수소 호기 검사'가 있습니다. '대장내시경 하면 되는 거 아니야?'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어요. 근데 지금 우리 손에 미생물이나 세균, 바이러스가 묻어있더라도 맨눈으로는 알 수가 없죠. 대장내시경도 기계를 장에 넣어서 보는 것일 뿐, 의사의 맨눈으로 관찰하는 것이므로 세균을 확인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소장으로 직접 내시경이 들어간 다음, 소장에 있는 액을 흡입해서 배양하고 어떤 세균들이 있는지 분석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소장 내시경은 환자분도 의사도 힘든 검사이기에 흔히 이뤄지는 검사가 아닙니다.

대신 일반적으로 '수소 호기 검사'를 시행합니다. 수소 호기 검사는 달콤한 락툴로스를 먹고 호기로 나오는 수소를 채집하는 검사인데요. 원래 락툴로스는 소장에서 흡수되지 않고 대장까지 내려간 후 분해됩니다. 하지만 대장에 있는 균들이 소장으로 올라와 많아지면 소장에서부터 분해가 일어납니다.

이렇게 락툴로스가 분해되면 수소가 생성되는데요. 우리가 숨을 '후~' 내쉬면 수소가 입 밖으로 나오게 됩니다. 30분 간격으로 검사를 진행해서, 90분 경과한 후에 처음보다 수소가 20ppm 많아졌거나 메탄이 10ppm 이상으로 많아지면 '소장 내 세균이 많구나'라고 판단하고 소장 내 세균 과증식 진단을 하게 됩니다.

소장 내 세균 과증식은 어떻게 예방할 수 있나요?
당뇨나 갑상선 저하증이 있다면 잘 치료받으시면 됩니다. 만약 헬리코박터균이 있다면 제균하시는 게 좋습니다. 무분별한 항생제나 위산 억제제는 드시지 않는 게 좋습니다.

장은 우리가 먹은 음식에 영향을 크게 받을 수 있습니다. 특히 한식에서 빠지지 않는 마늘, 양파 그리고 양배추는 발효가 굉장히 잘 되기 때문에 우리 장내로 들어오면 가스가 많이 생성됩니다. 콩이나 밀가루, 우유, 꿀, 사과, 자두, 복숭아 같은 과일들도 섭취 후 장에서 가스가 많이 만들어집니다. 따라서 소장 내 세균 과증식이 있는 분들은 되도록 이런 음식을 더 피하셔야 좋습니다.

복부 팽만, 소화불량, 변비, 설사는 아주 흔하지만, 위중한 문제가 아니어서 큰 신경을 쓰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런 증상이 만성화되면 삶의 질이 굉장히 떨어지는데요. 일반적인 치료를 시행했음에도 이런 증상들이 호전되지 않고 점점 더 심해지면 소장 내 세균 과증식이 아닐까 한 번쯤 의심하고 진료 받아보시기를 바랍니다.

도움말 = 이규진 원장(민트병원 내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