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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먹어도 조절 안 되는 '고혈압'… 의외로 '수면 습관' 문제일 수도
고혈압은 약물 복용과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장기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대표적 만성질환이다. 그러나 일부 환자에서는 적절한 약물 치료에도 혈압이 잘 조절되지 않는 '저항성 고혈압(resistant hypertension)'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 경우 단순히 약물 효과의 한계로만 보기보다, 다른 기저 요인이 작용하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특히 수면 중 반복적으로 호흡이 멎는 '수면무호흡증(sleep apnea)'은 교감신경계를 과도하게 활성화시켜 혈압 조절 체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실제로 국내외 여러 연구에서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이 저항성 고혈압 환자에게서 흔히 동반되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이에 따라 고혈압 환자에서 수면무호흡증이 동반될 경우 나타날 수 있는 위험성과 합병증, 그리고 효과적인 관리 방안에 대해 가정의학과 이안나 교수(고려대안산병원)와 함께 자세히 짚어본다.
고혈압 90% '본태성'… 이차성 원인으로 '수면무호흡증' 지목
고혈압(hypertension)은 동맥혈관 벽에 가해지는 혈압이 비정상적으로 높은 상태를 의미한다. 대한고혈압학회에 따르면, 수축기 혈압 140mmhg 이상 또는 이완기 혈압 90mmhg 이상일 때 고혈압으로 진단한다. 고혈압은 원인에 따라 두 가지로 분류되는데, 전체 고혈압 환자의 90% 이상은 특별한 원인을 특정하기 어려운 '본태성 고혈압(essential hypertension)'에 해당한다. 본태성 고혈압은 노화, 비만, 염분 과다 섭취, 운동 부족, 스트레스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나머지 5~10%는 신장 질환이나 내분비 질환과 같이 명확한 원인 질환에 의해 발생하는 '이차성 고혈압'이다. 주목할 점은, '수면무호흡증'이 이러한 이차성 고혈압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는 점이다. 미국 고혈압합동위원회(jnc) 7차 보고서에서는 수면무호흡증을 이차성 고혈압의 확인 가능한 원인으로 명시한 바 있다. 따라서 고혈압 환자가 심한 코골이를 동반한다면, 이는 단순한 잠버릇이 아닐 가능성이 있으므로 전반적인 건강 상태와 수면 습관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반복되는 '저산소증', 교감신경 자극해 혈압 상승 유발
수면무호흡증이 고혈압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키는 주요 기전으로는 '저산소증(hypoxia)'과 '교감신경 활성화'가 있다. 수면 중 호흡이 반복적으로 멈추면 혈액 내 산소포화도(oxygen saturation)가 저하될 수 있다. 이에 대해 이안나 교수는 "뇌가 저산소를 감지해 교감신경을 활성화시키면 수면 중에도 혈압이 상승한다"며 "각성(arousal)이 잦아져 전반적인 수면의 질 또한 저하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상태가 지속되면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가 증가하면서 혈관이 지속적으로 수축하고, 심박수와 혈압이 만성적으로 높아져 고혈압이 발생하거나 기존 고혈압이 악화될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2010년 '미국 생리학 저널(american journal of physiology)'에 게재된 한 연구에서 건강한 성인을 28일간 야간 간헐적 저산소증에 노출시킨 결과, 이완기 혈압(diastolic blood pressure)과 근육 교감신경 활성(msna, muscle sympathetic nerve activity)이 유의하게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만성적인 저산소 노출이 교감신경 활성화와 혈압 상승에 직접 연관된다는 점을 뒷받침한다.
'저항성·야간 고혈압' 위험 증폭... 뇌졸중·심근경색 '경고'
수면무호흡증과 고혈압의 연관성은 혈압 조절이 어려운 특정 고혈압 환자군에서 더욱 두드러지는 경향이 있다. 미국심장협회(aha) 연구에 따르면 고혈압 환자의 약 30~50%가 수면무호흡증을 동반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안나 교수는 "고혈압약 3종류 이상을 복용해도 혈압이 조절되지 않는 '저항성 고혈압(resistant hypertension)' 환자의 약 75%가 수면무호흡증을 동반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수면무호흡증은 '야간 고혈압(nocturnal hypertension)'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야간 고혈압은 정상적으로 혈압이 낮아져야 할 밤에 오히려 혈압이 높거나 떨어지지 않는 상태로, 뇌졸중과 심근경색 위험을 크게 높인다. 이처럼 수면무호흡증으로 인한 고혈압을 방치하면 뇌졸중(stroke) 등 뇌혈관 질환, 심근경색(myocardial infarction)·부정맥(arrhythmia)·심부전(heart failure) 등 심장 질환을 비롯해 신장 질환, 혈관성 치매(vascular dementia)까지 다양한 치명적 합병증의 위험이 커질 수 있다.
잦은 야간 각성·심한 주간 졸림 시 '수면다원검사' 필요
고혈압 환자가 수면무호흡증을 의심할 만한 주요 증상으로는 ▲수면 중 호흡이 멎거나 갑자기 숨을 들이마시는 양상(주로 가족이 목격) ▲잦은 야간 각성 ▲아침 두통 ▲만성 피로와 집중력 저하 ▲심한 주간 졸림 등이 있다. 이안나 교수는 "혈압이 조절되지 않거나, 젊은 고혈압 환자이면서 비만하거나 코골이가 심하다면 수면다원검사(polysomnography)로 수면무호흡증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만약 수면무호흡증으로 확진되면 기도 폐쇄 위치나 중증도를 고려해 지속적 상기도 양압기(cpap) 치료나 수술적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이러한 치료는 실제 임상 연구에서도 야간 혈압을 비롯한 24시간 혈압을 유의미하게 낮추는 효과가 입증되어, 특히 약물로 조절이 어려웠던 저항성 고혈압 환자에게서도 뚜렷한 혈압 개선 효과가 관찰되는 만큼, 적극적인 치료가 권장된다.
물론, 고혈압과 수면무호흡증은 모두 만성질환이므로 이러한 의학적 치료와 더불어 근본적인 생활 습관 개선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 대한고혈압학회가 권고하는 저염식 실천, 적정 체중 유지, 주 3회 이상 규칙적 운동, 금연, 절주 등 생활 수칙 등을 꾸준히 지키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