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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마셔도 잠이 잘 온다면? 남들과 다른 '이것' 때문
오후에 마신 커피 한 잔에 밤새 뒤척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에스프레소 두 잔에도 코 골며 잠드는 이들도 있다. 이 차이는 단순히 카페인 내성의 문제가 아니다. 신경과 정기영 교수(서울대학교)는 "카페인의 뇌 작용은 아데노신 수용체 차단이라는 과학적 메커니즘에 기반하고 있으며, 수면과의 관계는 개인의 유전적 특성과 간 대사 능력에 따라 달라진다"라고 설명한다. 카페인의 작용 원리부터 뇌 건강에 주는 영향까지, 정기영 교수와 함께 알아본다.
카페인 섭취 시 잠이 잘 오지 않는 이유
우리 몸에는 잠이 오게 만드는 신경 물질인 아데노신이 있다. 그리고 아데노신은 아데노신 수용체와 결합해 수면을 유도한다. 그런데, 카페인을 섭취하면 몸속에 들어간 카페인 성분이 아데노신의 작용을 막아 잠이 덜 오고 집중력이 좋아지게 만든다. 그래서 카페인을 마시면 주의력, 기억력, 반응속도가 좋아질 수 있는 것이다. 즉, 졸음을 유발하는 아데노신이 몸에 쌓이면 이것이 아데노신 수용체와 결합해 수면을 통해 몸을 회복시키는 것이다. 그런데 이때 아데노신 수용체는 카페인과 아데노신을 잘 구분하지 못한다. 그래서 아데노신 대신 카페인이 수용체에 자리를 잡으면 수면 대신 각성 효과가 일어나게 된다.
카페인 빠르게 분해하는 체질은 '각성 효과 영향 적어'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커피를 아무리 마셔도 잠이 잘 와서 카페인이 각성에 아무런 효과가 없다고 말한다. 정기영 교수는 그 이유를 아래와 같이 설명했다.
카페인의 각성 효과가 끝나려면 몸속에서 카페인이 분해되어야 한다. 이때 카페인의 농도가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는 반감기는 성인을 기준으로 평균 5시간 정도이다. 수면을 위해서는 카페인의 농도가 50mg으로 떨어져야 한다. 그러나, 이 반감기는 개인에 따라 다르다. 나이, 간 기능, 임신 여부, 피임약 복용 여부, 흡연 여부 등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또한 유전적 요인, 간 대사 효소의 활성도 그리고 후천적 내성 등이 복합 작용한다. 그래서 같은 카페인 음료를 섭취해도 수면에 미치는 영향이 사람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빠른 대사자는 카페인을 일찍 분해해 수면에 영향을 덜 받는 것이다.
특히, 흡연과 식습관 등의 생활 요인은 카페인 분해 효소인 cyp1a2(사이토크롬 p450 1a2) 활성을 유도할 수 있으며,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cyp1a2 활성이 더 높아 카페인을 더 빠르게 대사한다. 이때도 성별, 연령, 호르몬 상태에 따라 이 활성이 변화할 수 있다.
정말 카페인 영향 안 받는걸까?…"수면의 질 영향 끼칠 수 있어"
그렇다면, 카페인을 빠르게 분해하는 사람은 오후 늦게 카페인을 섭취해도 잠을 깊이 잘 수 있는 것일까?
정기영 교수는 "빠른 대사자라도 오후 늦게 카페인을 섭취하는 것은 안전하지 않다. 카페인을 빠르게 분해하는 사람은 카페인이 체내에 머무는 시간이 짧아 수면에 미치는 영향이 적을 수 있지만, 섭취 시점과 용량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기 때문에 숙면을 취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라며 "100mg 이하로 낮은 용량의 카페인을 취침 4시간 전까지 섭취하는 것은 수면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최근 연구에 의하면 400mg 이상의 카페인은 취침 12시간 이전에 섭취해도 수면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카페인, 뇌 보호 효과 有…저녁 섭취는 악영향 주의
카페인은 장기적으로 뇌를 보호하는 효과가 있다. 정기영 교수는 "카페인은 β-아밀로이드 축적 억제, 항산화 및 항염 효과, 회백질 보존 등 신경 보호 효과가 있다. 수면 부족 시 인지 기능 저하를 완화하는 효과도 있다. 카페인은 다수 연구에서 신경 보호 및 인지 기능 유지에 긍정적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신경퇴행성 질환 예방 및 치료 가능성 측면에서 주목받는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저녁 시간의 고용량 섭취는 뇌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 정 교수는 "뇌의 회백질 감소, 생체 리듬 붕괴와 연관된 보고가 있다"라며 "카페인은 섭취 타이밍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오전 섭취 권장되지만…"개인에 따라 전략 조절해야"
모든 사람에게 "오전에만 마셔라"라는 조언이 꼭 맞는 건 아니다. 정기영 교수는 "오전 섭취가 일반적으로 권장되고 있긴 하나, 개인의 수면 리듬과 활동 시간대 등을 고려해 섭취 전략을 조절하는 것이 최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카페인 섭취 시에는 유전적 요인·대사 속도·민감도 등의 개인차와 카페인 이외 성분들과의 상호작용·생활 습관·식이 요인을 고려해야 하며, 수면을 해치지 않도록 섭취 패턴을 잘 조절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