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을 충분히 자도 개운하지 않고, 끊임없는 카페인 충전에도 불구하고 피로가 도무지 개선되지 않는다면 ‘간 건강’에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닌지 의심해 봐야 한다. 간은 신체의 대사과정에 관여하는 장기로, 우리 몸에 필요한 영양분을 합성하고 해로운 노폐물은 배출시키는 해독작용의 역할을 한다. 이런 간의 기능이 저하되면 해독과 대사가 원활하지 않아 피로감을 느끼게 된다.
간은 한 번 나빠지면 다시 회복하기 어렵기 때문에 평소에 간 건강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상에서부터 간 건강을 지키는 생활습관을 실천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식단 조절과 적절한 운동, 양질의 수면 등 3가지 요소를 챙기면 간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말로는 쉽지만 이 3가지 요소를 항상 지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이럴 때 간 기능 개선에 효과적인 성분을 섭취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간장약,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할까간장약으로써 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성분들은 많다. 대표적인 항산화제 글루타치온, 간내 지방대사를 촉진하고 에너지 생성에 도움이 되는 l-카르니틴, 항지방간 인자로 지방간 증상에 특히 효과적인 레시틴, 콜린, 메티오닌 등 다양하다. 그러나 ‘간장약’이라 하면 단연 udca와 밀크씨슬, 이 두 가지를 가장 먼저 떠올릴 것이다. udca와 밀크씨슬, 이 둘 중 어떤 성분이 간에 더 좋을까 김지영 약사는 원하는 약효에 따라 달라진다고 답했다.
노폐물 배출하려면, udcaudca(우르소데옥시콜산)는 담즙의 배출이 잘 되도록 하는 성분이다. 항산화 작용이 있어 간에 어느 정도 도움을 주긴 하지만, 직접 간에 작용한다기보단 담즙 배설을 촉진시켜 간접적으로 효과를 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담즙은 간에서 생성되어 담낭에 저장되었다가 장으로 배출된다. 장으로 보내진 담즙은 간에서 대사된 각종 독소나 노폐물과 함께 섬유질에 흡수되어 체외로 배설된다. 이때 담즙 분비나 배출 과정에 문제가 생기면 독소, 노폐물 등 독성물질이 축적되어 간세포를 공격한다. 이 땐 밀크씨슬 보다 이담제의 한 종류인 udca가 유용하다. 담즙이 축적됐을 때 나타나는 대표 증상으로 피로감을 비롯해 혀의 설태, 구역감, 소화불량, 변비 등이 있다. 김지영 약사는 “담즙 배출을 원활하게 하면 장내 콜레스테롤 흡수를 억제하여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개선하는데도 도움이 된다”며, “평소에 술과 기름진 안주를 즐긴다면 특히 udca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과식, 달달한 음료와 디저트 등 탄수화물을 즐기는 사람들에게도 udca가 필요하다며 추천했다.
간세포 보호하려면, 밀크씨슬밀크씨슬은 서양 엉겅퀴의 한 종류로, 여기서 효과 있는 성분을 추출한 것을 실리마린이라고 한다. 실리마린은 강력한 항산화제로써 간세포가 손상을 입는 것을 막아주고 단백질 합성을 통해 간세포 재생을 돕는다. 또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류코트리엔이란 화학물질 생성을 억제한다. 이러한 기전을 통해 실리마린은 udca와 달리 간에 직접적으로 작용한다. 김지영 약사는 “이미 간이 손상되었을 수 있는 분들에게 추천한다”고 말했다. 간의 기능이 많이 떨어져 있거나 피로가 심할 경우에는 실리마린이 효과가 뛰어나며, 단일 제품이 아니라면 실리마린의 함량이 높을수록 좋다.
함께 먹어도 될까사실 두 간장약 중 ‘뭐가 더 좋다’의 문제가 아니라 ‘나에게 뭐가 더 필요한가’를 따져보는 것이 중요하다. 둘은 작용 원리와 특징이 다르기 때문이다. 김지영 약사는 “두 성분이 작용하는 기전과 효능이 달라 함께 복용해도 된다”고 설명했다. 실제 2017년 udca와 밀크씨슬을 함께 사용하면 간수치를 낮추고 간 재생을 촉진시키는 데 더욱 효과적이라는 쥐를 이용한 동물 실험이 발표된 바 있다.
도움말 = 김지영 약사